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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줍일기

고양이를 잃다.

by woo집사 2023.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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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뭉이를 잃어버린 지 벌써 한 달 째다. 시간이 이렇게 빠른가. 찾도 또 찾아도 찾을 수가 없다. 작년 6월 11일에 데려와서 지금까지 길렀다. 길고양이라 집에만 가둘 수 없어 가끔 혼자서 집 주변을 떠돌며 지내던 녀석이다. 그래도 여기가 자기 집이라고 잊지 않고 찾아오던 애다. 

 

작년 가을 쯤인가 다리를 절어 병원에 데려갔더니 뼈가 부러진 것 같지는 않단다. 며칠을 두고 보자 했다. 정말 일주일 정도 지나니 아무렇지 않게 돌아다녔다. 그때 집을 나가지 못하도록 막았어야 했다. 하지만 어쩌랴 천성이 길고양이고, 주변에서 까뭉이 엄마 아빠가 부르고, 친구들이 나오라고 냥냥 거리는데.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정말 미친 듯이 발작했다. 어쩔 수 없이 문을 열어주면 잽싸게 밖으로 나갔다.

 

잃어 버리기 이틀 전의 모습

 

어떤 날은 몇 시간 만에 어떤 날은 하룻만에, 어떤 날은 거의 3일이 지나 들어왔다. 그 긴 날을 밖에서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어떤 날은 길을 가나 마주치면 오지도 않고 째려보더니 친구들과 함께 달아난다. 그렇게 벌써 1년 반이 지난 것이다.

 

그러다 잃기 며칠 전 아픈 다리가 이상해서 자세히 보니 진물이 나오고 있었다.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병원 예약을 하고 캐리어 담아 병원을 찾았다. 캐리어를 들고 병원 입구 문 앞에서 정말 거의 미친듯이 캐리어 안에서 발광을 하더니, 순간 캐리어 문이 튕겨 나가면서 까뭉이도 나가 버렸다. 난 캐리어 문이 그렇게 쉽게 열리리라곤 생각도 못했다. 참으로 황당했던 순간이었다.

 

곧바로 뛰어 따라갔지만 순식간이었다. 주차장 뒤 골목으로 들어가더니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까뭉이를 잃고 거의 매일 하루에 1-2시간씩 그 주변을 돌도 또 돌았다.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라 쉽지 이동하지 않기 때문에 500m 안에는 있을 거란 생각에 그 주변을 찾은 것이다. 좀 더 범위를 넓히고, 시간을 달리했다. 해가 지면 나오는 동물이나 밤 10시에, 어쩔 때는 자정이 넘어 찾으러 다녔다. 하지만 벌써 한 달이 넘었지만 찾지 못했다.

 

지난주는 꿈에 까뭉이 나타났다. 평상시처럼 거실 문을 열고 총총걸음으로 내 방에 들어오니 내 침대 앞에 다소곳이 앉아 있다. 너무나 반가워 '까뭉아!' 외치며 까뭉이를 안으려는 순간 꿈에서 깨어났다. 그래 꿈이었다. 얼마나 허망하던지.... 그렇게 고양이를 보내고 적막한 하루를 보낸다.

 

까뭉이 혼자 있을 때, 밖으로 나갈려고 할 때 한 마리를 더 입양하고 싶었지만 돈이 많지 않아 참았던 것이 화다 됐다. 차라리 둘이서 집 안에서 놀았다면 잃어버리지 않았을 것을.... 그저 마음이 마음이 아프다.

 

가끔. 정말 가끔 내가 자고 있으면 내 옆에 올라와 잤다. 하지만 대부분 혼자 떨어져 잤다. 잃어 버리기 며칠 전부터는 이상하게 내 곁에 자주 붙어 있었다. 속으로 이제 애교쟁이가 다 됐다. 생각했다. 불편하게 책당 다리에 붙어서 뭄을 구부리고 작고 있다. 자꾸 아빠 주위를 맴돌았다. 그리고 4일 뒤에 까뭉이는 내 곁을 떠났다.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다.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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