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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있는 풍경

문현동 돌산마을 고양이 가족

by woo집사 2023.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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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 많아 돌산마을, 오갈 데 없던 가난한 사람들이 죽은 자들의 무덤 옆에 은신처를 마련하고 살아갔다. 자기 땅 하나 없다. 국유지에 사유지. 하지만 이들은 무덤 옆 한편에 나무조각들을 못질하고, 천조각들을 이어 붙여 집을 지었다. 황토가 유난히 많던 이곳은 일제강점기 시절 공동묘지 었다. 일본인들만의 무덤은 아니었다. 전포동과 문현동 등의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포플러 나무들이 숲을 이룬 이곳에 무덤을 만들어 죽은 자를 쉬게 했다. 하지만 사업에 망하고, 돈을 벌기 위해 시골에서 올라온 가난한 젊은 사람들은 켜켜이 쌓인 사연을 짊어지고 이곳에 모여들었다. 하나둘씩 생긴 판잣집들이 백채를 넘길 때도 있었다.

 

 

사람이 있는 곳에 고양이가 있다. 고양이는 풍경을 이루고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쥐들이 유난히 많던 이곳 사람들은 쥐를 잡기 위해, 아니 그냥 고양이가 좋아서 하나둘씩 키우기 시작했다. 고양이는 그렇게 가난한 사람들 곁에 머물머 운신했다.

 

문현동 돌산마을 고양이 가족

 

마을 구경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저 멀리 고양이들이 보인다. 집어 넣었던 카메라를 다시 꺼냈다. 줌렌즈로 갈아 끼우고 천천히 기다렸다.

 

문현동 돌산마을 고양이 가족

 

이미 해가 진 뒤라 ISO를 높여도 셔터속도가 썩 올라가질 않는다. 그래도 더 올려 했는데.... 

 

문현동 돌산마을 고양이 가족

 

미세한 흔들림, 빛은 적은 탓에 핀이 명확하지 않다. 안타깝지만 천천히 바라본다.

 

문현동 돌산마을 고양이 가족
문현동 돌산마을 고양이 가족
문현동 돌산마을 고양이 가족

 

까망이아 노랑이가 나에게 다가온다.

 

문현동 돌산마을 고양이 가족

 

날 보러 오는 건지? 그냥 호기심이 많아 그런 건지 알 수 없다. 멀리서 엄마 고양이가 지켜본다.

 

문현동 돌산마을 고양이 가족
문현동 돌산마을 고양이 가족

 

오다말다를 반복한다.

 

문현동 돌산마을 고양이 가족

 

이번에는 엄마 곁에 있던 턱시도가 겁도 없이 앞선다.

 

문현동 돌산마을 고양이 가족

 

두 마리는 돌아갔는데 턱시도는 뭔가 아쉬운지 뒤돌아 본다.

 

문현동 돌산마을 고양이 가족

 

머뭇머뭇하더니 나에게 점점 다가온다. 겁이 없나? 아니면 다른 이유?

 

문현동 돌산마을 고양이 가족

 

엄마 고양이가 놀랄까봐 뒷걸음쳐 나왔다. 돌산마을은 2022년 재발로 인해 마을이 모두 사라졌다. 저 고양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문현동 돌산마을 고양이 가족

 

돌산마을을 떠나 차에 오르니 얼마가지 않아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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